제목 마르지 않는 기다림
감성글귀 여름 내 잠깐의 소나기만 내렸던 계곡. 오늘 역시 잔뜩 흐린 하늘 아래 비가 내릴 것 같았지만 잠시 비 오나 싶다가 이내 그치고 말았다. 마른 계곡은 오늘수록 물이 많고 맑았다. 그렇게 얼마를 올랐을까. 문득 눈에 띈 모습. 내 마음을 들여다 보는 것처럼 기다림에 흔들림 없는 형상이 떠올랐다. 언제나 느리기만 했던 내가 제일 잘하는 일이라면 기다리는 것이리라. 하지만 믿기지 않는 코로나. 해를 더할수록 아득하기만 현실. 조금씩 숨통을 조이며 불안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게 찾아 간 청학 계곡에서 이제껏의 나를 떠올릴 수 있었다. 어려움에 처하면 묵묵히 힘듦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던 나. 고민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지만 웃어보고 웃어보는 나. 어린 우리 딸. 아들과 함께 셋이서 이뤄낸 오늘을 기억했다. 얼마를 앉아 있었을까. 다리에 쥐가 나서 휘청 일어나며 웃음이 났다. 그때문일까. 오를 적 무겁던 발걸음은 어느새 가볍게 집으로 향해졌다. 할 수 있다. 괜찮아 지기를 기다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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