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생각을 덜어 내다.
감성글귀 토요일 늦은 오후 느닷없이 멀지 않은 장흥 계곡으로 향했다. 생각이 많아지면 떠오르는 대로 목적지가 되었어서 특별할 건 없었지만 체력이 약한 내가 계곡을 찾는 일은 드문 일이었다. 코로나의 여파인 걸까. 시간 때문일까. 떠날 채비를 하는 서너 명을 제외하고 눈에 띄는 사람은 없었다. 마침 슬리퍼를 신고 나왔어서 부담 없이 계곡물을 가로 질러 걸을 수 있었다. 그렇게 얼마를 걸었을까. 다시 떠오르기 시작한 현실들. 입시를 앞둔 아들 등록금과 이제 막 대학 1학년이 된 큰애 등록금. 그리고 계속되는 코로나로 인한 방과 후 수업의 휴강. 천 근 같은 한숨 앞에 나를 기다리기라도 한 듯 마주한 돌 탑은 한없이 인자 했다. 십 년 넘도록 혼자서 잘 달려 왔으니 앞으로 조금 걷더라도 멈추지 않으면 지나갈 수 있단 응원가를 듣는 것 같았다. 누군가 내 맘처럼 하나 둘 쌓아 올리며 마음을 추스렸을 작지만 다부진 돌 탑 앞에서 서둘러 집을 향하게 해 주었던 장흥 계곡을 당분간 자주 찾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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